상타취러버

 

 

 

한 때 군대에서 자주 먹던 것이 바로

 

전투식량과 군대쌀국수다.

 

 

사실 전투식량은 그다지 맛이 없었고

 

군대쌀국수도 거의 고무줄 같은 맛이라

 

객관적으로 볼 때 맛이 없을테지만..

 

 

난 개인적으로 아직도 슈퍼에서 이 고무줄같은 군대쌀국수를 볼 때면

 

하나씩 집어와 먹어보곤 한다.

 

 

 

 

 

 

사실 이 맛에 중독된 이유는

 

군대에서 한 겨울에 행군을 하거나

 

추운 강원도 겨울 밖에서 뭔가 노동을 하고 들어오면

 

군대 쌀국수가 자주 나왔는데

 

(특히 3월 군번인 논산훈련소에서 한창 추울 때,

 

밖에서 뭔가를 하고 오면 쌀국수를 자주 주었다.)

 

 

그 때 이 쌀국수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다른 애들은 맛없다고 다 버리는 추세였는데

 

난 뭔가 맛있어서 계속 줏어먹음..

 

 

 

 

 

 

 

이제 군대를 전역한지도 어느새 10년 가까이 되어 가니..

 

그때는 사제음식 한번 먹어보는게 큰 이벤트이기도 했는데

 

암튼 슈퍼에서 파는 이 쌀국수는

 

군대에서 먹던 쌀국수와 거의

 

90% 이상 싱크로율이 일치한다.

 

 

약간 고무줄 같은 느낌의 면발과

 

나름 시원하고 매콤한 국물맛..

 

 

이건 해물맛인데 멸치맛도 있고

 

난 개인적으로 해물맛을 더 좋아한다.

 

 

 

 

 

 

요새는 전투식량도 많이 바뀌었다던데

 

내가 있을때는 전투식량은 진짜 맛이 없었고...

 

 

건빵도 별로 였고

 

맛스타도 별로...

 

 

오직 이 쌀국수만이 군대에서 주는 음식 중 입에 맞았던 것 같다.

 

 

 

 

 

어쨌든

 

가끔 현실이 녹록치 않거나..

 

현실에 무뎌져서 타성에 젖었을 때..

 

군대 시절을 떠올리면

 

갑자기 모든 것이, 모든 상황이 고맙고 축복처럼 느껴진다.

 

 

 

군대에서 제일 길게 보낸게 아마 일병 휴가를 보내고 나서

 

상병 휴가 까지 였던 것 같은데

 

거의 6개월도 훨씬 넘고 8개월 정도만에

 

나와서 처음 버스를 탓는데..

 

 

맨날 덜덜 거리는 군용차 타다가

 

사제 버스를 타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그냥 하늘로 부터 내리쬐는 햇빛 조차 너무 감동스러웠다.

 

 

지금 같으면 지루하고 따분하고 짜증만 날 것 같은

 

시골 마을조차도

 

너무나도 고마웠었던...

 

 

아무튼 현실에 무뎌져 감사하는 마음을 잃을 때마다

 

군대 시절을 떠올르게 하는 군대 고무줄 쌀국수를

 

하나씩 먹어보자.